美기술주 훈풍에도… 고환율에 뒷심 잃은 K증시

이승연 기자
수정 2025-11-26 00:56
입력 2025-11-26 00:56
외국인, 환차손 우려에 진입 어렵고
이달 순매도 12.9조… “과매도 진입”
장중 상승폭 줄이고 3850선 맴돌아
“美금리 인하·환율 안정화 선행돼야”
상승 출발한 코스피가 장중 힘없이 밀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기술주 강세가 미국 증시를 밀어올렸지만 국내 증시엔 그 온기가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높은 환율 부담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72 포인트(0.30%) 오른 3857.78에 장을 마쳤다. 미국 증시 반등에 2%대 오른 3942.36으로 힘차게 상승 출발하고 한때 3950선을 바라보기도 했으나, 오후 1시쯤 하락 전환했다가 간신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투자자별로 순매수와 순매도 전환을 거듭했다. 전날에도 코스피는 금리 인하 기대감 등에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결국 약보합으로 마감한 바 있다.
이 같은 수급 불안의 가장 큰 이유로는 ‘고환율’이 꼽힌다. 환율이 높고 방향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7원 내린 1472.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약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간밤엔 지난 4월 9일 이후 7개월 반 만에 최고치인 1479.40원까지 치솟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 방향이 분명치 않으니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하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확신 없이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2조 9853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월말까지 이런 추이가 지속된다면 월간 기준 외국인 코스피 역대 최대 매도를 기록하게 된다.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이 개별 기업 호재에 기댄 면이 크다는 점도 국내 증시 상승이 제한되는 이유로 거론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국내 상장주식을 가장 많이 판 외국인은 단타 성향이 강한 영국계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투자자로 총 4조 99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의 36.9%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뚜렷한 흐름을 되찾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경로가 명확해지고, 환율 안정도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약 12조원으로 과매도 영역에 진입했다”며 “미 증시 호재와 원달러 환율이 당국 개입으로 안정화될 경우 외국인 수급이 매수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했다.
이승연 기자
2025-11-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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