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5500억 내고 관세 인하” 직거래 무역에 외신 반응은?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7-25 10:30
입력 2025-07-25 09:55
│“5500억달러는 사이닝 보너스…경제 개방이 더 큰 가치”
│WSJ “무역 정책의 새로운 기준점”…EU와도 15% 관세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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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맞이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미소로 화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맞이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미소로 화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처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 관세를 낮춰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장 개방+투자’ 패키지를 무역 협상의 기본 조건으로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연준) 청사 공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로부터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난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추는 것(buy it down)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일본이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뒤 관세가 인하된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투자를 “대출이 아닌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라고 표현하며 일본이 선급으로 돈을 냈다고 주장했다.

‘사이닝 보너스’는 원래 스포츠 선수나 고위직 임원이 계약 체결 시 받는 일시금 형태의 보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인용해 일본의 대미 투자를 ‘계약을 따내기 위한 선지급금’에 비유한 것이다.

이어 그는 “경제 개방은 일본이 낸 5500억달러보다 더 가치 있다”고 강조하며 시장 개방과 지급금을 결합해 일본에 적용한 관세율을 15%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일본의 기존 관세율(28%)은, 그가 이달 초 일본 정부에 직접 통보한 수치(25%)와 차이가 있어 혼선이 있다.

일본은 이번 합의를 통해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관세율을 각각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기본적으로 관세 인하를 구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EU·동남아도 협상 중…“매우 큰 거래들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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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장을 둘러보기에 앞서서도 기자들에게 일본의 투자를 “종잣돈”이라고 표현하며, 유럽연합(EU)과 다른 국가들과도 유사한 조건의 거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EU 또한 (협상이) 꽤 잘 되고 있다. 또 다른 국가들도 있다. 모두 매우 큰 거래들이며 우리나라는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 “트럼프식 무역 모델, 새 표준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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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관세 관련 연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으로부터 건네받은 관세 정책 도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관세 관련 연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으로부터 건네받은 관세 정책 도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발언과 일본 합의를 두고 “트럼프의 15% 관세 협정은 새로운 무역 표준의 윤곽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대가로 미국이 관세를 낮췄으며 EU와의 협상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돈을 내면 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식의 직거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일본 모델은 EU 등 다른 국가에도 하나의 청사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며, EU와의 협상에서 15% 수준의 관세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합의로 미국 자동차 업계가 일본산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시장 개방+투자 조건’ 무역 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월부터 ‘15~50% 관세체계’ 도입…투자 유치 목적 뚜렷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대다수 국가에 대해 15~50%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는 새로운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처럼 시장 개방과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예외적 인하 조치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셈이다.

그는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며 “모두 매우 큰 거래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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