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뚱이가 바지 잃은 줄”…심해 카메라에 잡힌 ‘엉덩이 불가사리’ [포착]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8-06 14:49
입력 2025-08-06 14:49
│아르헨티나 심해서 포착…美·英 매체 “스폰지밥 친구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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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1000m 심해에서 촬영된 ‘엉덩이 불가사리’(왼쪽)와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네모바지’의 캐릭터 뚱이(오른쪽). 불가사리의 등 뒤 돌기가 마치 엉덩이처럼 보이는 모습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실사판 뚱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니켈로디언
수심 1000m 심해에서 촬영된 ‘엉덩이 불가사리’(왼쪽)와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네모바지’의 캐릭터 뚱이(오른쪽). 불가사리의 등 뒤 돌기가 마치 엉덩이처럼 보이는 모습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실사판 뚱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니켈로디언


아르헨티나 인근 해저에서 촬영된 불가사리 한 마리가 독특한 외형으로 전 세계 누리꾼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명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네모바지’의 캐릭터 ‘뚱이’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온라인에서는 밈(meme·유행 콘텐츠)으로까지 확산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이브 사이언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수심 1000m 이상 깊이의 심해에서 포착된 이 불가사리는 등 뒤 양쪽 돌기가 두툼하게 부풀어 올라 마치 엉덩이처럼 보이는 독특한 형태다.

탐사에 참여한 연구원은 “운동광도 부러워할 엉덩이”라며 웃었고 누리꾼들은 “뚱이가 바지를 잃어버렸다”, “바닷속에도 헬스장이 있다”, “이 엉덩이가 대부분보다 낫다”, “그 엉덩이 연구 좀 하자” 등 댓글을 남기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엉덩이 불가사리’는 어디서 발견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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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1000m 심해에서 포착된 ‘엉덩이 불가사리’. 두툼한 등 뒤 돌기가 ‘뚱이’를 떠올리게 하며 SNS에서 밈으로 확산했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수심 1000m 심해에서 포착된 ‘엉덩이 불가사리’. 두툼한 등 뒤 돌기가 ‘뚱이’를 떠올리게 하며 SNS에서 밈으로 확산했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해당 생물은 아르헨티나 국립 과학기술연구위원회(CONICET)와 미국의 슈미트 해양연구소(SOI)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20일간의 심해 탐사 도중 발견됐다.

탐사 지역은 아르헨티나 대륙붕 남서부에 있는 마르델플라타 해저 협곡으로, 깊이 3500m에 이르는 남미 최대급 해저 협곡이다. 차갑고 영양분이 풍부한 해류와 따뜻하고 염분이 높은 해류가 만나는 생태적 요충지여서 전 세계 해양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지역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탐사에는 원격조종 수중로봇(ROV)인 ‘서배스천’(SuBastian)이 투입됐다. 이 로봇은 실시간 HD 영상 송출뿐 아니라 로봇 팔을 이용한 생물 표본 채집도 가능해 해저 생태를 실시간 관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엉덩이 같다”…과학자도 인정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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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 양쪽 돌기가 도드라진 ‘엉덩이 불가사리’의 모습. 균형 잡힌 돌출부가 마치 인간의 엉덩이처럼 보여 “뚱이가 바지 잃어버린 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등 뒤 양쪽 돌기가 도드라진 ‘엉덩이 불가사리’의 모습. 균형 잡힌 돌출부가 마치 인간의 엉덩이처럼 보여 “뚱이가 바지 잃어버린 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영상 속 불가사리는 중심부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형태인 데다 짧고 굵은 다섯 개의 촉수가 넓게 퍼져 있다. 이에 탐사 중계 연구진도 이 생물에 스페인어로 ‘엉덩이 큰 별’(Estrella culona)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현장에 참여한 무척추동물 전문가 마리엘라 로마넬리 박사는 “불가사리는 엉덩이라는 기관이 없는 생물이지만 이 개체는 중심 원반이 유난히 비대해 사람들에게 그런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퍼시픽 아쿠아리움의 해양 생물 큐레이터 *네이트 자로스는 “불가사리가 먹이를 먹을 때 팔(촉수)을 이완하면 중력에 의해 내부 조직이 아래로 쳐질 수 있다”며 이런 ‘인간적인 외형’은 생리적 이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공개되는 해저 생태계…과학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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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 양쪽 돌기가 도드라진 ‘엉덩이 불가사리’의 모습. 균형 잡힌 돌출부가 마치 인간의 엉덩이처럼 보여 “뚱이가 바지 잃어버린 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등 뒤 양쪽 돌기가 도드라진 ‘엉덩이 불가사리’의 모습. 균형 잡힌 돌출부가 마치 인간의 엉덩이처럼 보여 “뚱이가 바지 잃어버린 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이번 탐사는 일반인 누구나 유튜브 등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탐사대의 다니엘 라우레타 소장은 “과학이 더는 먼 이야기나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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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불가사리’ 밈 확산에 직접 뜨개질로 만든 인형을 공유한 SNS 게시물. 실시간 영상이 공개된 이후 ‘스타부트’(Starbutt)라는 해시태그가 퍼지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다양한 2차 창작물도 등장하고 있다. 출처=엑스
‘엉덩이 불가사리’ 밈 확산에 직접 뜨개질로 만든 인형을 공유한 SNS 게시물.
실시간 영상이 공개된 이후 ‘스타부트’(Starbutt)라는 해시태그가 퍼지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다양한 2차 창작물도 등장하고 있다. 출처=엑스


불가사리 영상은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스타부트’(Starbutt)라는 해시태그까지 붙으며 밈으로 확산 중이며, 한 누리꾼은 직접 뜨개질로 만든 인형을 올리기도 했다.

“스폰지밥과 뚱이 실사판” 사례는 이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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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미국 심해 탐사 중 포착된 노란 해면과 분홍 불가사리. 뉴욕 동쪽 해저산에서 나란히 발견된 이 두 생물은 애니메이션 ‘스폰지밥’의 스폰지밥과 뚱이를 연상케 하며 화제를 모았다. 출처=NOAA
2021년 미국 심해 탐사 중 포착된 노란 해면과 분홍 불가사리. 뉴욕 동쪽 해저산에서 나란히 발견된 이 두 생물은 애니메이션 ‘스폰지밥’의 스폰지밥과 뚱이를 연상케 하며 화제를 모았다. 출처=NOAA


한편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해양 생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과학자들은 뉴욕 동쪽 해역에 있는 깊이 2510~2668m의 해저산 ‘리트리버 시마운트’(Retriever Seamount)에서 노란색 해면과 분홍색 불가사리가 나란히 붙어 있는 모습을 촬영한 바 있다.

당시 NOAA의 해양 생물학자 크리스토퍼 마는 “이런 비교는 보통 피하지만… 이건 진짜 ‘스폰지밥과 뚱이’다”며 SNS에 사진을 공유해 화제를 모았다.

보랏빛 해삼부터 문어·킹크랩까지…신종 생물 다수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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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색감이 인상적인 심해 해삼의 모습. ‘작은 고구마’라는 별명을 얻은 이 해삼은 수심 약 2576m 지점에서 포착됐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보랏빛 색감이 인상적인 심해 해삼의 모습. ‘작은 고구마’라는 별명을 얻은 이 해삼은 수심 약 2576m 지점에서 포착됐다. 출처=슈미트 해양연구소 유튜브


이번 탐사에서는 뚱이 닮은 불가사리 외에도 ‘작은 고구마’라는 별명을 얻은 보랏빛 해삼, 식육성 해면동물, 문어, 킹크랩, 형형색색의 산호 등 지금까지 관찰되지 않았던 다양한 심해 생물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탐사대는 이달 10일까지 서배스천을 투입해 생물 표본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며 일부 종은 학술 보고 및 신종 등록을 거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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