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장 총출동해 막판까지 의제 조율… 美국무 “인태 억지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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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수정 2025-08-25 00:46
입력 2025-08-25 00:46

한미 정상회담 돌발변수 대응

두 외교장관 직접 만나 의제 점검
중국 견제 ‘동맹 현대화’ 요구 예상
위성락 “협의 중” 의제 미확정 시사
실무진 단계 의제 조율 이견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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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의 3실장이 모두 미국으로 향했다. 왼쪽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가운데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일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 중인 김용범 정책실장. 서울 연합뉴스·도쿄 뉴시스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의 3실장이 모두 미국으로 향했다. 왼쪽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가운데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일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 중인 김용범 정책실장.
서울 연합뉴스·도쿄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일본 일정을 마무리하고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가운데 ‘이상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의 급거 방미에 이어 대통령실 ‘3실장’ 전원이 이례적으로 미국 순방에 합류하며 막판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듯한 모습이다.

미국으로 급파된 조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 백악관 국가안보실장 겸 국무장관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점검했다. 이후 미 국무부는 “(양국 장관이) 인태 지역에서 억지력을 강화하고 집단 부담 분담을 확대하며, 미국 제조업의 재활성화를 돕고, 공정성과 상호성을 회복하는 미래지향적 의제를 중심으로 한미동맹을 진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인태 지역 억지력 강화와 집단 부담 분담 확대는 미국이 요구하는 한미 ‘동맹 현대화’의 일환으로, 한국이 중국 견제에 더 큰 역할을 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제조업 재활성화를 위한 투자 또는 협력 관련 언급도 나왔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안보와 경제 양방향의 ‘청구서’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미 국무부는 양국 장관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 축으로 70년 이상 유지돼 온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강점을 강조했다”고도 전했다. 또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순방을 수행 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지금 여러 가지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날까지도 정상회담 관련 의제가 확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위 실장은 “최종적으로 정상회담에서 많은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의제 조율 안 된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한다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이 한국에 안보 기여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국방비 증액 등을 적극 검토해 왔다. 하지만 미국 측의 요구와 우리 측 카드 사이의 간극이 생각보다 커 양국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방위비 분담금)의 경우 우리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00억 달러’(약 13조 8000억원) 증액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민관이 힘을 합쳐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내용과 일정에 대해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을 양해 부탁한다”며 말을 아꼈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국내에 남아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강 실장의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한미 양국이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던 중 실무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양국 간 이견이 나왔고, 미국의 최고위급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 강 실장이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강 실장이 미국에서 협의할 카운터파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 실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우상호 정무수석이 대통령실에서 국내 상황을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김진아·서울 박기석·류재민 기자
2025-08-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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