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벨상 2관왕… ‘만능 다공성 물질 개발’ 화학상까지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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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5-10-09 01:01
입력 2025-10-09 01:01

노벨 화학상에 기타가와 등 3명

금속·유기 골격체’ 새 분자구조 연구특
정 물질 선택적 포집·저장 기술
사막 물 공급 등 다양한 분야 응용

日, 생리의학상 이어 수상자 배출
문학·평화상까지 합쳐 통산 31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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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만든 3인의 과학자를 선정했다. 일본 통산 31번째 노벨상 수상자인 기타가와 스스무(왼쪽) 교토대 교수를 비롯해 영국 출신 리처드 롭슨(오른쪽 위) 호주 멜버른대 교수, 요르단 암만 출신의 오마르 야기(오른쪽 아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AP 연합뉴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만든 3인의 과학자를 선정했다. 일본 통산 31번째 노벨상 수상자인 기타가와 스스무(왼쪽) 교토대 교수를 비롯해 영국 출신 리처드 롭슨(오른쪽 위) 호주 멜버른대 교수, 요르단 암만 출신의 오마르 야기(오른쪽 아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AP 연합뉴스


2025년 노벨 화학상은 새로운 형태의 분자구조를 연구·개발한 일본, 호주, 미국의 무기(無機) 화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기타가와 스스무(74)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88)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야기(60)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수상자들은 기체와 기타 화학물질이 드나들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지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분자구조물인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만들었다”고 이들의 업적을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6일 발표된 생리의학상에 이어 화학상에서도 수상자를 배출하며 아시아 지역 기초과학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물리학상(12명), 화학상(9명), 생리의학상(6명) 등 노벨 과학상 수상은 통산 27번째(외국 국적 취득자 포함)다. 문학상(2명), 평화상(1명·1곳)까지 합치면 2년 연속이자 통산 31번째 수상.

이와 함께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싹쓸이한 미국 캘리포니아대가 화학상에서도 수상자를 배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세 명의 과학자는 2000년대 초부터 계속 노벨 화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1989년 롭슨 교수가 원자 고유의 성질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했는데, 양전하를 가진 구리 이온을 네 개의 팔을 가진 분자와 결합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분자 골격은 잘 정돈된 다공성 결정을 이뤄 일종의 ‘무수한 빈방으로 가득 찬 다이아몬드’와 같은 구조를 갖는다. 롭슨 교수가 만든 분자구조체는 잠재력은 풍부했지만 구조가 불안정해 쉽게 붕괴했다. 이에 기타가와 교수와 야기 교수는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각각 혁신적인 발견을 내놔 롭슨 교수의 연구를 완성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기체가 구조물 안팎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과 MOF가 유연하게 설계될 수 있음을 보였다. 야기 교수는 1999년 안정적인 MOF를 만들고, 설계를 통해 원하는 특성의 구조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들이 만든 MOF는 금속이온이 모서리에 위치하고 탄소 기반 유기 분자들이 이를 서로 연결하는 구조다. 금속이온과 유기 분자가 결합한 구조는 내부에 큰 공간을 가진 MOF 결정을 형성한다. MOF를 이루는 구성 성분을 바꾸면 특정 물질을 선택적으로 포집·저장할 수 있으며 화학반응을 구동하거나 전기를 통하게 할 수도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수상자들의 획기적 발견 이후 화학자들은 수만 종에 달하는 다양한 MOF를 합성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인류가 직면한 중대한 과제 해결에 이바지할 잠재력이 있다”면서 “자연 분해되지 않는 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을 물에서 분리하고 물이나 토양 등 환경에 녹아 있는 미량의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한편 이산화탄소 포집, 사막에서 물 공급, 수소에너지 저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5440만원)를 3분의1씩 나눠 갖는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2025-10-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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