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딸·BTS도 노크… 키아프리즈, K미술 부흥 신호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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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수정 2025-09-04 00:30
입력 2025-09-04 00:30

‘키아프리즈’ 서울 코엑스서 개막

키아프 20개국·프리즈 28개국 참가
말리아 오바마·RM·야노시호 등장
첫날 브래드퍼드 연작 62억 판매
유명 작품 부스마다 문의 줄이어
박서보 작품 OLED 전시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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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나란히 개막한 가운데 프리즈 서울의 헤드라인 파트너인 LG전자가 한국 단색화의 선구자 박서보의 작품을 OLED TV 기술로 재현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박제성(오른쪽)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가 인공지능(AI)을 활용, 박서보의 색채 감각을 재해석한 작품이 놓였다.  이지훈 기자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나란히 개막한 가운데 프리즈 서울의 헤드라인 파트너인 LG전자가 한국 단색화의 선구자 박서보의 작품을 OLED TV 기술로 재현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박제성(오른쪽)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가 인공지능(AI)을 활용, 박서보의 색채 감각을 재해석한 작품이 놓였다.
이지훈 기자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과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키아프 서울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했다.

첫날은 ‘VIP 프리뷰’임에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반 관람은 4일 시작된다.

2022년 국내 미술 시장 규모가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며 달아올랐던 열기는 꺾인 상태이지만, 미술품에 관한 관심과 전시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는 4일간 7만여명, 키아프 서울에는 5일간 8만여명이 방문하면서 명실상부 최대 ‘미술 축제’로서의 영향력을 뽐낸 바 있다. 벌써 4회째를 맞은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가 침체한 미술 시장에 구원투수가 되길 기대하는 시장의 바람이 큰 상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 배우 김희선, 임수정, 모델 야노 시호,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말리아 등 국내외 유명 인사들도 현장을 찾아 열기를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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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스에는 장 미셸 오토니엘과 박서보, 이승조, 하종현 작가 등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됐다.  이지훈 기자
국제갤러리 부스에는 장 미셸 오토니엘과 박서보, 이승조, 하종현 작가 등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됐다.
이지훈 기자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28개국에서 120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세계 4대 갤러리로 꼽히는 하우저앤드워스는 미국 작가 마크 브래드퍼드의 3점 연작을 62억원에 판매하며 이날 판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페이스갤러리는 메리 코스의 작품을 3억 1300여만원에 판매했다. 부스 중앙을 장식한 아돌프 고틀리브의 1962년 작 ‘익스팬딩’에 대한 문의도 줄을 이었다. 국내 유명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오픈과 동시에 제니 홀저의 벤치 작품을 5억 5000여만원에 판매했으며 하종현, 김윤신, 이기봉의 작품도 주인을 찾았다. 학고재갤러리에서는 김환기의 작품이 20억원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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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드스톤갤러리 부스에서는 리크릿 티라바니자가 뉴욕타임스 지면 위에 그린 ‘무제’를 선보였다. 이지훈 기자
글래드스톤갤러리 부스에서는 리크릿 티라바니자가 뉴욕타임스 지면 위에 그린 ‘무제’를 선보였다.
이지훈 기자


데이비드 즈워너 부스는 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인피니티 네트’ 시리즈 회화와 호박 조각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글래드스톤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 아니카 이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리만머핀 부스에서는 서도호, 헤르난 바스 등의 작품을 내세웠다.

전시홀 C와 D를 잇는 공간에서는 프리즈 서울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인 LG전자가 한국 단색화의 선구자 박서보(1931~2023)의 작품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기술력으로 재현한 전시 ‘박서보 X LG OLED TV: 자연에서 빌려온 색’을 선보였다. ‘묘법’의 창시자인 박서보는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듯 이어 가며 회화를 단순한 시각적 표현이 아닌 정신 수양과 치유의 행위로 여겼다.

이 전시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박제성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박서보의 색채 감각을 ‘디지털 묘법’으로 재해석한 작품 ‘자연의 시, 시의 색’을 선보였다. 2000년대 초반 회화의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하던 박서보는 “강렬한 단풍색을 보고 자연의 색에 대한 깨달음을 경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교수의 작품은 AI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포착한 단풍색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박서보의 시각에서 본 단풍색을 확장하고 새롭게 담아냈다. 박 교수는 “박서보 선생님 작품에서 출발하면서도 작품 안에 담겨있는 혁신성, 새로운 해석,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키아프 서울에는 20개국에서 175개 갤러리가 나섰다. 올해는 처음으로 ‘공진’이라는 주제를 내세웠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장은 “혼자 성장하지 말고 같이 커가는 울림을 만들어 보자는 뜻을 담았다”며 “질적 수준을 높여 외형보다 내실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키아프에 출사표를 낸 대구의 윤선갤러리는 조셉 초이, 이유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신혜영 대표는 “기존 컬렉터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층에게 선보일 기회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은 6일까지, 키아프 서울은 7일까지 계속된다.

윤수경 기자
2025-09-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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