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 오명 벗을까’…트럼프, 하마스에 “마지막 경고” 인질 석방 최후통첩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9-08 16:09
입력 2025-09-08 16:09

“살든 죽든 모두 귀환” 공언…트럼프 협상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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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 참석한 뒤 귀국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 참석한 뒤 귀국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해 “마지막 경고”를 날리며 인질 석방과 휴전 조건 수락을 촉구했다. 하마스는 곧바로 “즉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내놨지만 종전선언과 이스라엘군 철수 등 핵심 조건을 내세워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수락했다…하마스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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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STA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을 손녀 아라벨라 쿠슈너와 함께 관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STA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을 손녀 아라벨라 쿠슈너와 함께 관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모두가 인질 귀환과 전쟁 종식을 원한다. 이스라엘은 내 조건을 수락했다”며 “이제 하마스가 수락할 차례”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수락하지 않으면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경고”라고 밝혔다.

귀국 후 기자들에게는 “우리는 해결책을 위해 작업한다. 조만간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상 전망을 낙관하기도 했다.

하마스 “美 중재안 받았다…종전·철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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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4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열린 예언자 무함마드 탄신일(마울리드) 행사 중 한 소년이 하마스 전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오른쪽)와 이스마일 하니예의 초상화가 걸린 벽 앞에 서 있다. EPA 연합뉴스
2025년 9월 4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열린 예언자 무함마드 탄신일(마울리드) 행사 중 한 소년이 하마스 전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오른쪽)와 이스마일 하니예의 초상화가 걸린 벽 앞에 서 있다. EPA 연합뉴스


하마스는 즉시 성명을 내고 “우리는 침략을 끝내기 위한 모든 계획을 환영한다”며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종전 선언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와 독립적 팔레스타인 관리위원회 구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지난주 하마스 측에 새로운 휴전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안은 휴전과 동시에 인질 48명 전원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0~3000명을 풀어주는 방안을 담았다. 이후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를 놓고 종전 조건 협상을 진행한다.

이스라엘은 제안을 “심각하게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사실상 동의했다”고 말해 양측 메시지에 온도 차가 드러났다.

새 제안, “전쟁 재개 방지 보장”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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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년 9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시티 고층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장악 작전을 앞두고 하마스가 활용한 것으로 지목된 고층 건물을 집중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025년 9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시티 고층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장악 작전을 앞두고 하마스가 활용한 것으로 지목된 고층 건물을 집중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와이넷(Ynet)은 이번 미국 제안에 전쟁 재개를 막기 위한 매우 중요한 보장이 담겼다고 전했다. 협상 기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점령 거점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고 병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마스가 요구한 ‘휴전 실효성 보장’을 충족하려는 장치로 풀이된다.

현지 분석가들은 만약 인질 전원 석방이 성사된다면 하마스가 동시에 전면 철군과 종전 선언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대해온 조건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대체 협상안도 병행와이넷은 또 별도의 단계적 석방안이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 안은 60일간 협상을 진행하며 인질 10명과 시신 18구를 우선 교환하고 이후 전쟁 종식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트럼프의 ‘전원 즉각 석방안’과 달리 단계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 내부에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인질 수 혼선…“20명 생존·26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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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과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고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5년 9월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과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고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공격으로 총 251명을 납치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풀려났지만 현재 48명이 억류 상태다. 이스라엘 당국은 20명이 생존했고 26명은 사망했으며 나머지 2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는 “20명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38구의 시신이 있다”고 말하며 실제 집계와 다른 수치를 언급했다. 그는 “살든 죽든 전원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스라엘 공식 발표와 어긋나는 발언은 인질 가족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타코’ 오명…이번에도 반복될까트럼프는 과거 대중 관세전쟁에서 강경 발언으로 압박하다가도 막판에 물러서는 모습을 반복해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월가에서 만들어진 이 신조어는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선다”는 뜻이다. 이번 가자 협상에서도 최후통첩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타코’ 오명을 확인하는 사례가 될지가 관전 요소다.

가자 공습 계속…인질 운명 두고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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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시티 주택이 파괴된 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다친 아이를 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5년 9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시티 주택이 파괴된 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다친 아이를 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고층 건물을 폭격하며 군사 압박을 이어갔다. AFP통신은 사흘 연속 주거용 건물이 파괴됐고 하루 동안 최소 48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시티 장악 작전을 확대한다고 밝혔고 하마스는 민간인 대피를 막는다고 맞섰다.

영국서 ‘팔레스타인 액션’ 시위 900명 체포영국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격화됐다. 로이터통신은 런던 시위에서 900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7월 군용기 훼손 사건으로 테러 단체로 지정됐고 지지 활동만으로도 최대 1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인권 단체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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