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이제 병사 한 명이 전차 격파…美 신형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400’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0-15 11:09
입력 2025-10-15 11:09

600형 화력 그대로…‘1인 휴대형’ 경량 자폭 드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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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병사가 스위치블레이드 400을 휴대용 발사관에서 쏘아 올리는 훈련 장면. 신형 400형은 약 18㎏의 경량 체계로 1인 운용이 가능하다. 사진=에어로바이런먼트
미 육군 병사가 스위치블레이드 400을 휴대용 발사관에서 쏘아 올리는 훈련 장면. 신형 400형은 약 18㎏의 경량 체계로 1인 운용이 가능하다. 사진=에어로바이런먼트


미국 군수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가 신형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400을 공개했다고 군사 매체 워존(TWZ)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모델은 스위치블레이드 600의 대전차 화력을 유지하면서도 발사관을 포함한 전체 무게(AUR 기준)를 약 18㎏ 이하로 줄여 병사 한 명이 휴대해 곧바로 발사할 수 있는 1인 운용 체계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스위치블레이드 400, ‘라소’ 프로그램에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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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블레이드 400 렌더링 이미지. 사진=에어로바이런먼트
스위치블레이드 400 렌더링 이미지. 사진=에어로바이런먼트


스위치블레이드 400은 미 육군의 저고도 추적·타격 무기(LASSO·라소) 요구에 맞춰 개발됐다. 라소는 분대와 소대가 정찰부터 타격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고안된 사업이다. 스위치블레이드 300과 600도 이 프로그램 범주에 포함돼 있다. 400형은 600형보다 가볍고 간단하다. 병사 한 명이 장비를 들고 5분 안에 발사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생산 능력 확대 계획과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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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 AUSA 전시회에서 공개된 에어로바이런먼트의 신형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400’. 스위치블레이드 600의 화력을 유지하면서도 병사 1인이 휴대·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처=워존
미 워싱턴 AUSA 전시회에서 공개된 에어로바이런먼트의 신형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400’. 스위치블레이드 600의 화력을 유지하면서도 병사 1인이 휴대·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처=워존


에어로바이런먼트는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 사이 솔트레이크시티에 신규 생산 시설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공장은 로스앤젤레스(LA) 공장의 생산량을 넘어 월간 생산을 현재 약 500대에서 수천 대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회사는 다기능 통합·모듈형 설계·개방형 구조 전략으로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속도를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영 에어로바이런먼트 자폭 드론 부문 부사장은 “라소 프로그램의 기술·규모 전환에 대비해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스위치블레이드 계열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으로 보고 제품 규격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600형 화력 그대로”…모듈화·AI 성능 강화스위치블레이드 400은 재블린 계열 대전차 탄두를 사용한다. 항전장비와 카메라 구조, 전력체계는 600형과 공통으로 설계했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부품을 자유롭게 교체·조합할 수 있는 개방형 설계 체계를 적용해 라디오와 위성항법장치(GPS) 등 핵심 장비를 임무에 맞게 통합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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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AUSA 2022’ 행사 노스럽 그러먼 부스에 전시된 스위치블레이드 600L 체계. 에어로바이런먼트가 공개한 사진이다. 출처=에어로바이런먼트 인스타그램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AUSA 2022’ 행사 노스럽 그러먼 부스에 전시된 스위치블레이드 600L 체계. 에어로바이런먼트가 공개한 사진이다. 출처=에어로바이런먼트 인스타그램


같은 자리에서 회사는 스위치블레이드 600 블록2도 공개했다. 블록2는 군용 M코드 GPS와 향상된 무선통신, 보조 탑재창, 고성능 프로세서를 통한 자동표적식별(ATR) 기능을 갖췄다. 회사는 블록2를 내년 초부터 인도하기 시작해 연내 생산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600형 블록1은 우크라이나에서 널리 사용된 버전으로 지금까지 약 3000대가 생산됐다.

스위치블레이드 300 개량·인증 계획에어로바이런먼트는 300형에 장갑 관통용 성형작약탄(EFP) 계열 탄두를 자체 개발해 시험했다고 밝혔다. 원래 300형은 파편화 탄두를 사용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장갑 관통 수요가 커지면서 개량을 추진했다. 회사는 이 개량형을 2026년 중 미 육군의 6~8개월 인증 절차를 거쳐 전력화·수출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체공 35분·사거리 65㎞…‘휴대용 포병’ 성격스위치블레이드 400은 최대 35분간 체공한다. 운용 상황에 따라 20~35㎞ 범위에서 공격을 수행한다. 조종 권한을 전방 운용자에게 차례대로 넘기는 핸드오버(제어권 이양) 방식을 활용하면 사거리를 최대 65㎞까지 늘릴 수 있다. 성능상 400형은 300·600의 중간급으로 분류되지만 600형 수준의 표적 대응 능력을 단독 운용성에 담았다는 점에서 전술적 의미가 크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300·400형을 병사 휴대형으로, 600형은 차량·팀 기반 운용형으로 구분해 다양한 전장 수요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발사 플랫폼·통제 방식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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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블레이드 300, 400, 600 블록2 등 최신 계열 모델을 함께 보여주는 에어로바이런먼트의 홍보 그래픽. 사진=에어로바이런먼트
스위치블레이드 300, 400, 600 블록2 등 최신 계열 모델을 함께 보여주는 에어로바이런먼트의 홍보 그래픽. 사진=에어로바이런먼트


회사와 파트너사는 발사 방식과 통제 체계도 확장하고 있다. 최근 MQ-9 리퍼 무인기에서 비행 중 스위치블레이드 600을 발사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회사는 표준 발사관을 변형해 리퍼 주날개 아래에 장착하고 위성링크로 스위치블레이드를 원격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위성을 통해 드론을 운용할 수 있게 한다.

또 회사는 장갑차·지상차량과 무인수상정(USV)에 다연장 발사대(발사 뱅크)를 장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공통 발사관(CLT) 호환성은 헬기·유인기·무인기에서의 발사 옵션을 열어준다. 이 같은 플랫폼 다변화는 전술적 유연성을 크게 높인다.

우크라이나 교전 교훈 반영…“더 빠르고 더 조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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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무인체계부대(USF)가 공개한 영상 캡처. 14여단 무인기 운용팀이 항공정찰대와 협력해 러시아의 ‘부크-M3’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정밀 타격해 폭발시키는 장면이다. 이번 작전은 정찰과 공격이 실시간으로 연동된 ‘탐지–추적–타격’ 통합 운용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영상=USF 공식 엑스 계정
우크라이나 무인체계부대(USF)가 공개한 영상 캡처. 14여단 무인기 운용팀이 항공정찰대와 협력해 러시아의 ‘부크-M3’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정밀 타격해 폭발시키는 장면이다. 이번 작전은 정찰과 공격이 실시간으로 연동된 ‘탐지–추적–타격’ 통합 운용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영상=USF 공식 엑스 계정


토드 해닝 에어로바이런먼트 제품군 이사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얻은 교훈을 400형과 600 블록2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지대 발사와 고속 접근, 전파 저감(사일런트) 상태 등 전술 변형을 설계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무신호 상태는 일정 시간 전파를 차단해 적의 전파 탐지를 회피하는 방식이다.

해닝 이사는 “우크라이나군은 초기에 600형으로 전차를 공격했으나 지금은 이동식 지대공미사일과 열차·지휘소 등 고가치 표적을 지속해서 타격한다”며 “400형은 이런 임무를 병사 한 명이 수행할 수 있게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미군·동맹국 도입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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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병사가 스위치블레이드 600 자폭 드론 발사관을 준비하고(왼쪽), 실제 발사 순간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오른쪽). 이번 훈련은 2025년 8월 26일 독일 그라펜뵈어에서 열린 ‘세이버 정션’ 연합훈련 목적으로 진행됐다. 사진=미 육군
미군 병사가 스위치블레이드 600 자폭 드론 발사관을 준비하고(왼쪽), 실제 발사 순간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오른쪽). 이번 훈련은 2025년 8월 26일 독일 그라펜뵈어에서 열린 ‘세이버 정션’ 연합훈련 목적으로 진행됐다. 사진=미 육군


에어로바이런먼트는 스위치블레이드 300·400·600을 장기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생산 능력과 제품 다양화를 추진한다. 현재 미 육군은 400형을 포함한 여러 후보 체계를 평가 중이며 일부는 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브라이언 영 부사장은 “이 시장은 줄지 않을 것이다. 300·400·600 계열은 앞으로도 계속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자폭 드론이 바꾸는 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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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블레이드 600 자폭 드론이 공중에서 적 전차를 포착한 뒤 정밀 타격하는 장면. 출처=에어로바이런먼트 인스타그램
스위치블레이드 600 자폭 드론이 공중에서 적 전차를 포착한 뒤 정밀 타격하는 장면. 출처=에어로바이런먼트 인스타그램


스위치블레이드 400은 300형보다 체공과 타격 능력이 크고 600형보다 운용이 간편하다. 소형 자폭 드론의 개인 단위 확산은 전술 자립화를 앞당긴다. 분대·소대 수준의 정밀타격 능력이 확대되면 포병·공군 전력 의존은 줄고 기동전 중심의 교리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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