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국 여행” 눈물 쏟은 일본인 여성… 속초 호텔 취소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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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09-04 14:29
입력 2025-09-04 12:42
“7만원 예약 취소되더니 37만원으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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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예약한 호텔 측에서 일방적인 예약 취소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여성이 빈방을 찾기 위해 속초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숙박시설 여러 곳을 돌면서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예약한 호텔 측에서 일방적인 예약 취소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여성이 빈방을 찾기 위해 속초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숙박시설 여러 곳을 돌면서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관광객으로 붐비는 연휴에 강원 속초에 갔다가 예약한 호텔을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는 일본인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뒤늦게 화제다.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에 놀러 왔다가 속초에서 예약한 호텔에 묵지 못하고 다른 숙소도 구하지 못해 결국 밤늦게 서울로 돌아간 일본인 관광객의 사연이 전해졌다.

구독자 23만명을 보유한 일본인 여행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 ‘후지와라노미이’에 지난해 3월 올린 영상에서 ‘숙박 거부돼 길거리에서 헤맨 여자의 말로’라는 제목으로 악몽 같았던 속초 여행을 표현했다.

한국 여행을 온 유튜버는 삼일절이던 지난해 3월 1일 오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속초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지난해 삼일절은 금요일로, 주말로 이어지는 연휴의 첫날이었다.

속초행 버스에서 호텔 예약을 완료한 유튜버는 어둑어둑해진 무렵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호텔 예약이 취소됐다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의 메시지와 함께 다음에 사용할 수 있는 1만원짜리 할인 쿠폰이 왔다는 게 유튜버의 주장이다.

유튜버는 숙소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에서 7만원대 방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예약을 했으나, 몇 시간 뒤 예약 거부를 당했다고 했다. 잘 곳을 구해야 하는 유튜버가 다시 앱을 확인했는데 해당 호텔에는 여전히 빈방이 있었다. 다만 가격은 37만원으로 올라 있었다.

유튜버는 “오늘이 공휴일이기 때문에 나처럼 7만원에 예약한 사람은 거절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렇다고 37만원을 내고 숙박을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너무 춥다”며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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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여러 숙박업소를 돌아다녔으나 빈방을 찾지 못한 끝에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여러 숙박업소를 돌아다녔으나 빈방을 찾지 못한 끝에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그는 터미널 근처에서 묵을 곳을 찾아 헤맸다. 건너편 한 모텔에 가봤지만 ‘방 없음’ 안내를 받았다.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와 호텔에서도 빈방을 찾지 못한 그는 “한국의 공휴일을 미리 챙기지 못한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유튜버는 그러면서도 “방금 알아본 호텔들에 빈방이 없는 것은 괜찮지만, 예약을 했는데도 4시간 뒤 ‘예약이 완료되지 않은 오류’라며 장난친 호텔에는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계속 빈방을 찾아 거리를 헤매던 유튜버는 결국 구독자들을 향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1박에 수십만원을 쓰고 싶지는 않았던 유튜버는 서울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서울로 가는 막차를 예매하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속초 여행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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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아바이마을의 한 식당에서 오징어순대를 맛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아바이마을의 한 식당에서 오징어순대를 맛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유튜버는 택시를 타고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일본인들에게도 유명한 아바이마을로 이동했다. 그곳의 한 식당에 들어가 오징어순대와 홍게라면, 순대국밥, 한국 맥주 등을 시켰다. 그는 음식을 입에 넣고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 죽을 것 같았는데 너무 맛있다. 줄 서 기다려서 먹어도 좋을 맛”이라며 감동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유튜버는 갯배선착장 등을 구경한 뒤 너무도 짧았던 속초 여행을 마쳤다. 그는 터미널에서 이번 여행 소감을 전하면서 “오늘 예약을 취소한 호텔 이름은 말하지 않겠다.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영상을 통해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며 “이런 실수를 한 건 최악이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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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아바이마을 갯배선착장에 설치돼 있는 드라마 ‘가을동화’ 관련 조각상을 구경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지난해 삼일절에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간 일본인 여성이 아바이마을 갯배선착장에 설치돼 있는 드라마 ‘가을동화’ 관련 조각상을 구경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ふじわらのみい’ 캡처


영상을 본 일본 구독자들은 “한국에서 호텔 난민이 됐을 때는 찜질방에 묵는 것이 최종 수단이다. 1박에 1만원 정도면 온천, 사우나, 잠자리 등이 갖춰진 시설을 즐길 수 있다”, “긍정 에너지 최고”, “여자 혼자 여행하는 게 대단하다” 등 댓글을 달며 위로했다.

한 일본인은 “삼일절이 한국인들에게 어떤 날인지 조사하고 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일본인이기 때문에 예약이 취소됐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뒤늦게 사연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나도 비슷한 일 당한 적 있다. 부산 바닷가 보이는 방 잡아놨는데 갑자기 불꽃놀이가 생겨서 취소당하고 가격 3배 넘게 올려서 팔더라”, “인천에 콘서트 보러 가려고 예약해둔 곳 있었는데 콘서트 공지 뜨고 갑자기 옵션 바뀌더니 ‘(예약한 방 말고) 다른 방에 묵기 싫으면 취소하라’고 하더라”, “예약자가 당일 취소하면 예약금은 업주가 먹으면서 이런 건 왜 예약자한테 배상 안 할까”, “일본이라고 다르지 않다. 당해봐서 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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