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발가락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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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수정 2025-07-10 04:09
입력 2025-07-10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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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발가락 양말을 신어 봤다. 좌우 구분하고 발가락 하나하나 넣어야 하니 아주 짧지만 일반 양말보다 신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양말을 정리할 때도 마찬가지다. 재미 삼아 가끔 신을 뿐 ‘벙어리 양말’이 기본이다. 쓰던 양말을 다 버릴 수는 없으니까.

요즘 선풍기는 새끼발가락이 끈다. 엄지발가락을 쓰다가 도전해 봤다. 처음에는 낑낑거렸는데 이제는 버튼 위에서 헤매지 않는다. 가끔 다른 발가락으로도 시도해 본다. 발가락 양말을 신으면서 발에 좀더 신경을 쓴 것이 변화를 줬나 보다. 발가락들도 전보다 훨씬 넓게 퍼진다. 해 보면 할 수 있구나 싶다. 그동안 발을 홀대해 온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자전거 페달 반대로 밟기, 줄넘기 거꾸로 하기 등 안 쓰는 근육을 쓰는 ‘거꾸로 운동’이 있다.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쓰면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단다. 근육을 움직이려면 근육과 뇌가 신경을 통해 신호를 교환해야 한다. 안 쓰는 근육을 쓰면 뇌와 신경에도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그동안 고생한 근육과 신경을 가끔은 쉬게 해 줘야겠다.

전경하 논설위원
2025-07-10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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