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압박에 ‘앙숙’ 중국·베트남, 사상 첫 합동 군사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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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5-07-21 19:35
입력 2025-07-21 19:35

이달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서 첫 합동훈련
베트남전 50주년 열병식에도 중국군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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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럼(오른쪽)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가 2025년 4월 14일 하노이에 위치한 당 중앙위원회 사무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하노이 AFP 연합뉴스
또럼(오른쪽)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가 2025년 4월 14일 하노이에 위치한 당 중앙위원회 사무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하노이 AFP 연합뉴스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이 사상 처음으로 육군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미국이 전 세계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 12일 만인 지난 4월 중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베트남을 방문해 일방적인 괴롭힘에 맞서자고 한 것이 결실을 본 모양새다.

중국 국방부는 20일 성명을 통해 “7월 중하순 중국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베트남과 ‘손잡고 걷기-2025’ 합동군 훈련을 실시한다”면서 “중국과 베트남이 국경 지역에서 처음 하는 합동군 훈련으로 양국 군의 실무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과 베트남은 통킹만에서 합동 해상 순찰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 양국 군대가 합동 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로 수교 75주년을 맞은 중국과 베트남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베트남 통일 50주년을 기념해 호찌민에서 열린 최대 규모 열병식에 최초로 참여했다.

베트남전은 미국이 파병한 전쟁 중 사실상 첫 패배 사례로 사회주의 진영의 상징적 승리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집권 이후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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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위해 건설한 인공섬. 서울신문DB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위해 건설한 인공섬. 서울신문DB


베트남산 제품의 관세는 애초 46%에서 20%로 줄었지만, 베트남을 경유하는 상품에는 40% 고율 관세를 부과해 중국을 겨냥했다. 미국산 제품에는 무관세가 적용된다.

트럼프 1기 미중 무역전쟁 당시 많은 기업이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해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를 피했다. 경유 상품 40% 관세는 중국산 제품의 ‘베트남 우회로’를 차단하는 조치다.

미국과 베트남의 무역협정 체결에 중국은 직접적인 논평은 자제했지만 관영 언론은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베트남의 대미 관세율에 대해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다”며 “패권주의적 행태는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의 더 큰 난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베트남의 영유권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지난달 중국 싱크탱크 ‘남중국해 전략 태세 감지 계획’은 베트남이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에서 매립 활동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행장 건설 목적인 베트남의 매립 활동에 중국은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켰다.

이번 합동 군사훈련을 두고 베트남의 ‘대나무 실용 외교’가 미중 대립 속에 발휘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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