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친구 3명 구하고 숨진 중학생… ‘의로운 시민’으로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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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07-09 07:14
입력 2025-07-09 07:14
대구시, 유족에 ‘의로운 시민 증서’와 위로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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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에서 119구조대가 물에 빠진 중학생들을 구조하고 있다. 2025.1.14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1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에서 119구조대가 물에 빠진 중학생들을 구조하고 있다. 2025.1.14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겨울 저수지에 빠진 친구 3명의 목숨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중학생이 대구의 첫 ‘의로운 시민’으로 인정받는다.

대구시의회는 8일 하중환 운영위원장이 달성군 다사읍에 위치한 중1 학생 고(故) 박건하군 유족 자택에서 ‘의로운 시민 증서’와 특별위로금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박군은 지난 1월 대구 달성군 서재리의 한 저수지에서 함께 놀던 친구들이 물에 빠지자 주변에 있던 낚싯대와 나뭇가지 등을 들고 물에 빠진 친구 3명을 구했다. 이어 마지막 1명을 구하던 중 자신도 물에 빠져 가라앉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박군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박군의 용기 있는 행동을 기리기 위해 달성군은 경찰 수사 종료 후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을 청구했다.

복지부는 지난 5월 2025년 제2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박군을 의사자로 인정했다.

의사상자는 직무 외 행위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 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을 뜻한다.

의사자 지정에 이어 박군은 대구의 첫 의로운 시민으로 인정됐다. 대구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증서와 함께 특별위로금을 지급하게 됐다. 이는 조례 개정 이후 생명을 지킨 시민에 대한 첫 번째 제도적 예우다.



하 위원장은 “박건하군은 단 한 번의 결단으로 3명의 생명을 지켰고, 그 용기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진실한 가치”라며 “그의 숭고한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공동체의 이름으로 예우하고 기억하는 것이 마땅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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