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제식훈련?” 영상에 발칵…“군복 아냐” 해명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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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수정 2025-11-07 14:05
입력 2025-11-07 12:14

中 단체관광객 ‘한강공원 걷기대회’ 논란
행진곡에 ‘각 맞춰’ 행진…얼룩무늬 단체복도
주최 측 “군복 아닌 동호회 단체복”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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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서울 한강공원에서 중국인들이 단체로 군복과 유사한 옷을 입고 행진곡에 맞춰 일렬로 행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가운데, 행사를 주최한 국내 단체가 진화에 나섰다.

해당 행사를 주최한 국내 비영리 민간단체인 한국문화교류사업단은 지난 6일 오마이뉴스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걷기 행사”라며 “이들이 입은 옷은 군복이 아닌 단체복”이라고 밝혔다.

“공원에서 깃발 들고 군대식 행진이라니”단체에 따르면 해당 행사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국문화교류사업단과 중국건강걷기체육협회가 주최한 국제걷기교류 행사로, 한국을 찾은 중국의 걷기 동호회 회원들이 진행한 걷기 행사다.

논란의 영상에는 중국인 100여명이 제식훈련을 하듯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행진곡에 맞춰 2열 종대로 서서 각 단체의 이름이 적힌 붉은색 깃발을 든 채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 대부분은 노란색과 빨간색 등 일반적인 체육복 차림이었지만, 일부는 군복과 유사한 옷과 모자를 입고 선글라스도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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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 소속 100여명이 최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등 차림으로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더우인 계정 ‘台兴战’ 캡처


영상은 중국 더우인에 처음 올라온 데 이어 유튜브에 한국어 제목으로 올라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했다. 이에 “서울 한복판에서 중국인들이 인민해방군 군복을 입고 행진하고 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행사 등을 통해 친목을 도모할 수 있지만,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원에서 단체로 군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깃발을 든 채 제식훈련에 가까운 행진을 하며 위압감을 조성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단체에 따르면 ‘군복’ 논란이 일어난 단체가 입은 복장은 군복이 아닌 허난성 정저우시의 걷기 동호회인 ‘어만(娥曼)’의 단체복이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군복과 유사한 옷을 입고 공원에서 행진하는 것이 현행법 위반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군복단속법)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군복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유사 군복’을 착용해 군인과 식별이 곤란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군복은 외국군이 아닌 한국군을 의미한다.

다만 ‘유사 군복’에 대해서는 “군복과 형태, 색상, 구조 등이 유사해 외관상으로 식별이 극히 곤란한 옷”이라고 군복단속법은 명시했다. 당시 중국인들이 입었던 단체복이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닌 우리 군복과 유사해 구분이 어려운 정도일 경우 법 위반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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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방부가 2023년 8월부터 보급하기 시작해 현재 사용되고 있는 ‘21식 훈련복’. 자료 : 중국 국방부
중국 국방부가 2023년 8월부터 보급하기 시작해 현재 사용되고 있는 ‘21식 훈련복’. 자료 : 중국 국방부


“한국군 군복과 구분 어려운 옷 입으면 처벌”앞서 경기 여주에서 열린 축제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깃발이 휘날리고 중국군이 행진하는 영상이 상영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여주시 신륵사 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린 ‘2025 여주오곡나루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한 한중문화교류 행사에서 무대 뒤 배경 화면에 중국군 행진 장면이 등장했다. 무대 위에는 인민해방군을 상징하는 붉은 깃발과 함께 중국 제복을 입은 이들이 줄지어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여주오곡나루축제를 주관한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측은 “글로벌 축제 도약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한 한중문화교류행사의 일부 내용이 방문객 여러분께 우려와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12개 단체의 공연 중 오성홍기와 열병식 등 중국 국경절 기념식을 배경으로 한 1개 단체의 공연이 순수 문화 교류라는 본 축제 취지와는 맞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행사 내용의 사전 검토와 현장 점검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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