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헤드 공격 급감한 이유…알고 보니 우크라, 러 드론 공장 초토화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9-02 15:52
입력 2025-09-02 15:36
│쿠폴 공장부터 이란 선박까지 정밀 타격…러 대규모 공습 능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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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7월 1일 러시아 이젭스크 쿠폴 전자기계공장을 드론으로 타격한 직후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장면(오른쪽). 위성사진으로 지리 좌표가 확인된 공장 위치와 일치한다(왼쪽). 사진=오픈소스 자료
우크라이나군이 7월 1일 러시아 이젭스크 쿠폴 전자기계공장을 드론으로 타격한 직후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장면(오른쪽). 위성사진으로 지리 좌표가 확인된 공장 위치와 일치한다(왼쪽). 사진=오픈소스 자료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드론 공장을 잇따라 파괴하면서 불과 한 달 만에 러시아의 샤헤드 자폭 드론 공격 횟수가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만에 공격 규모 3분의 1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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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젭스크에서 촬영된 ‘게란’(샤헤드) 자폭 드론 조립 작업장 내부 모습. 러시아는 이 같은 시설을 통해 드론을 대량 생산해왔다. 2024년 촬영. 사진=SolovievLive
러시아 이젭스크에서 촬영된 ‘게란’(샤헤드) 자폭 드론 조립 작업장 내부 모습. 러시아는 이 같은 시설을 통해 드론을 대량 생산해왔다. 2024년 촬영. 사진=SolovievLive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과 정보기관이 여름 동안 러시아의 드론 제작·보관·운송 시설을 집중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지난달 러시아가 발사한 샤헤드 드론은 4132기로, 전달의 6303기에서 크게 감소했다.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는 러시아군이 드론을 일정 기간 모아뒀다가 대규모로 퍼붓는 방식을 사용해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초 러시아는 하루에 드론 728기를 동시에 쏟아부으며 기록적인 공습을 벌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주요 생산시설을 잇따라 무력화하면서 러시아는 예전만큼 물량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쿠폴 공장 타격·저장시설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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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러시아 이젭스크 쿠폴 전자기계공장 일부 건물(위성사진, 하단 흰색 박스). 왼쪽 작은 사진은 붕괴된 건물 현장 모습. 사진=DniproOfficial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러시아 이젭스크 쿠폴 전자기계공장 일부 건물(위성사진, 하단 흰색 박스). 왼쪽 작은 사진은 붕괴된 건물 현장 모습. 사진=Dnipro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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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자보츠크 화학공장. 위성사진에 파괴 흔적이 확인된다. 사진=CyberBoroshno
7월 7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자보츠크 화학공장. 위성사진에 파괴 흔적이 확인된다. 사진=CyberBoroshno


우크라이나군은 7월 1일 이젭스크의 쿠폴 방산공장을 정밀 타격해 드론 생산 작업장 4곳을 파괴했다. 이어 같은 달 4일에는 모스크바 외곽의 샤헤드 탄두 제작 공장에 불을 질렀고 7일에는 크라스노자보츠크 화학공장을 공격해 드론용 폭약 생산에 차질을 줬다.

러시아 독립매체 아스트라는 쿠폴 공장의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드론이 창문과 지붕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면서 건물 지붕이 무너지고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공격으로 직원 3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일부 현지 영상에는 연기가 치솟는 공장 내부와 무너진 지붕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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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드론이 8월 9일 러시아 타타르스탄 키질율 지역의 대형 저장시설을 타격해 거대한 폭발이 발생한 순간. 이 공격으로 완제품 드론과 외국산 부품이 대량 파괴됐다. 사진=Exilenova+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8월 9일 러시아 타타르스탄 키질율 지역의 대형 저장시설을 타격해 거대한 폭발이 발생한 순간. 이 공격으로 완제품 드론과 외국산 부품이 대량 파괴됐다. 사진=Exile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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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파손된 러시아 타타르스탄의 샤헤드 드론 저장시설. 지붕 곳곳에서 피격 흔적이 확인된다. 사진=Dnipro Osint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파손된 러시아 타타르스탄의 샤헤드 드론 저장시설. 지붕 곳곳에서 피격 흔적이 확인된다. 사진=Dnipro Osint


공격은 8월에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타타르스탄 키질율 지역의 대형 저장시설을 집중 타격해 완제품 드론과 외국산 부품을 대량으로 파괴했다. 또 아스트라한주 올랴 항구에서는 드론 부품을 싣고 있던 이란 선박을 격침시켜 러시아의 해외 공급망까지 끊어냈다.

국제적 파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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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러시아 아스트라한주 올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아 침몰한 러시아 선박 ‘포르트 올랴-4’. 당시 선박에는 드론 부품과 탄약이 실려 있었다. 사진=SuperNova
8월 15일 러시아 아스트라한주 올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아 침몰한 러시아 선박 ‘포르트 올랴-4’. 당시 선박에는 드론 부품과 탄약이 실려 있었다. 사진=SuperNova


올랴 항구 공격은 단순히 러시아 시설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란과의 군사 협력에도 직격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방 정보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이란 사이의 무기 수송 루트를 직접 겨냥한 첫 사례”라며 “이는 향후 양국 협력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대응 움직임러시아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브랸스크주의 나블랴와 오룔주의 침불로보에 새 드론 발사장을 세우고 타타르스탄에서는 청년 인력을 대거 모집해 생산을 늘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 전문가들은 “생산시설이 잇따라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신규 발사기지만 늘린다고 해서 단기간에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전략적 의미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공습을 단순 보복 차원이 아니라 전략적 수단으로 본다. 전선 방어선을 유지하는 동시에 후방의 생산·물류망을 차단해 러시아의 공격 능력을 장기적으로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6~8월 동안 총 1만1741기의 샤헤드 드론을 발사했지만 지난달 들어 발사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며 전선에서의 압박 강도가 완화됐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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