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트럼프 밉상짓에 ‘결국’…“저 캐나다 사람입니다”

문경근 기자
수정 2025-09-19 22:38
입력 2025-09-19 22:36

미국인들이 전세계에 퍼진 반미 정서로 해외 여행지에서 캐나다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에 일부 미국 여행객들이 여행지에서 자신의 국적을 캐나다라고 소개하거나 가방에 캐나다 국기를 다는 이른바 ‘플래그 재킹’(깃발 속이기)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CNN이 소개한 사례를 보면 미국 뉴욕 출신의 첼시 메츠거(33)는 지난 2월 약혼자와 휴가를 보내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을 찾았다가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다
미국 뉴욕 북부 출신인 메츠거는 당시 엘 푸에블리토에 있는 프랑스계 캐나다인 술집에서 캐나다와 미국 간 하키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한 캐나다인 부부가 자신에게 “미국은 이기적이고 캐나다와 전 세계를 망치고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또 한 번은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자신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택시 기사가 “좋은 하루 보내라”면서 승차를 거부했다.
이후 메츠거는 여행하며 자신을 캐나다인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미시간 출신의 또 다른 미국 여성도 친구들과 유럽을 여행하던 중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조롱을 당한 끝에 캐나다인 행세를 했다고 털어놨다.
CNN은 과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할 당시인 2000년대에 자신을 캐나다인이라 소개하는 미국인 유럽 배낭 여행객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이 다시금 나타나자 캐나다 문화 평론가 토드 매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인지 미국인들은 우리가 ‘예비 여권’이라고 생각한다”며 “(플래그 재킹은) 탱크에 ‘아기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를 붙이는 것과 같다”고 했다.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반미 감정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고율 관세 정책은 국제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현재 미중 관세 전쟁 뿐만 아니라, 한국과 유럽, 일본 등 동맹국에게도 무역 적자를 강요하고 있어 논란이다.
문경근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