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등고래처럼 먹잇감 사냥…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버블넷’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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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5-09-18 14:13
입력 2025-09-18 14:13

구좌읍 종달리 해안서 돌고래
학꽁치 사냥 위해 ‘버블넷’ 뿜어
다큐제주 “사냥보다 놀이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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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남방큰돌고래가 학꽁치(노란 원안)를 사냥하기 위해 버블넷을 만들고 있다. 다큐제주·제주대학교 고래 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제주남방큰돌고래가 학꽁치(노란 원안)를 사냥하기 위해 버블넷을 만들고 있다. 다큐제주·제주대학교 고래 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제주 구좌읍 종달리 앞바다에서 제주남방큰돌고래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뿜는 버블넷(bubble net)이 포착됐다.

버블넷은 고래가 먹이를 사냥할 때 둥근 원형감옥처럼 먹이를 가두는 공기방울을 일컫는다.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는 지난 17일 오전 10시 30분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지나는 가운데 한 마리가 갑자기 공기방울(버블)을 내뿜으며 원형을 그리며 도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먹잇감을 잡기 위해 마치 놀이를 하듯 네마리 제주남방큰돌고래가 포진해 먹잇감을 잡기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자세히 보니 근처에 학꽁치로 추정되는 물고기 한 마리가 부유물 사이에서 죽은 듯 위장해 가만히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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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어구에 걸린 제주남방큰돌고래 행운이(노란 원안)가 버블넷을 하는 무리들 인근에서 유영하고 있다. 다큐제주·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폐어구에 걸린 제주남방큰돌고래 행운이(노란 원안)가 버블넷을 하는 무리들 인근에서 유영하고 있다. 다큐제주·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학꽁치가 작은 것으로 보아 사냥 놀이를 즐기기 위해 버블넷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오 감독은 “흑등고래가 청어 등을 사냥하기 위해 협력체계를 갖추고 서로 버블을 형성해 물방울 그물을 만들고 사냥에 나서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며 “흑동고래처럼 남방큰돌고래도 소규모이고 대상이 작은 물고기이긴 하지만 버블넷으로 사냥감을 이탈하기 힘들도록 고도의 지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그 옆으로는 폐어구에 걸린 행운이 돌고래도 발견했다. 지난해 11월 4일 1차 피해 이후 올해 6월 9일 2차 피해가 발생하자 제주도는 행운이 긴급 구조TF를 가동 중인 상황이다. 다큐제주는 지속적 모니터링 상황 중 행운이 근황은 해당 부서와 공유 중이다.



오 감독은 “아직까지 움직임이 괜찮으며 다행히 2차 피해 낚싯줄이 자연적으로 떨어져 나간 것 같다”며 “건강은 아직까지 양호해 보인다”고 전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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